탄소 크레딧과 Scope 3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7월 30일, 탄소 크레딧의 효과를 검토한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며, 탄소상쇄 크레딧이 실제로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탄소 크레딧은 무엇이며, 실제 감축 효과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탄소 크레딧의 의미와 감축 효과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더불어 탄소 크레딧이 왜 Scope 3 영역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탄소 크레딧이란?
탄소 크레딧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탄소 상쇄(Carbon Offset)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탄소 상쇄란 더 이상 배출을 줄일 수 없는 온실가스에 대해 그 배출량만큼의 온실가스 삭감 활동에 투자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탄소 상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탄소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는데요. 탄소 크레딧이란 이미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 처리하기 위해 구매하는 인증서로, 탄소 제거·흡수 프로젝트의 제거·흡수량을 수치화한 인증서를 의미합니다. 탄소를 제거하거나 흡수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기업 및 단체가 그 양만큼을 크레딧으로 판매하면, 이것을 구매한 기업 및 단체는 그만큼 배출량을 상쇄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탄소 크레딧의 감축 효과
SBTi가 발표한 ‘Scope 3 토의 보고서(Scope 3 discussion paper)’에서는 현재 사용되는 많은 탄소 상쇄 크레딧이 대부분 효과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탄소 상쇄 크레딧의 12~33%만이 실제로 탄소감축에 기여하고 있으며, 나머지 크레딧은 의도한 기후 위기 완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BTi가 탄소 크레딧이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 주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크레딧이 실제로 배출량을 줄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추적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둘째, 동일한 감축 효과가 여러 번 판매될 수 있는 ‘중복’ 문제도 존재합니다. 셋째, 일부 프로젝트는 탄소 감축 효과가 미미하거나 실질적이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SBTi가 탄소 크레딧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가 확보될 경우 이를 인정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는 탄소 크레딧이 여전히 중요한 도구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Scope 3와 탄소 크레딧
Scope 3 배출량은 대개 기업의 전체 탄소 발자국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감축하지 않으면 기업의 전반적인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Scope 3는 기업의 조직경계 밖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추적하고 계산하여 감축까지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실제로 SBTi가 3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대상 기업 239개 사 중 54%가 SBTi 기준의 넷제로 목표수립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Scope 3 배출량 감축’을 꼽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 보고서 역시 그러한 배경에서 공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SBTi는 기업의 Scope 3 배출량 감축을 보다 유연하게 인정해주고자 지난 4월 탄소 크레딧을 활용한 탄소 상쇄 활동을 인정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SBTi 내외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7월 30일 이와 관련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SBTi가 제시하는 새로운 Scope 3 관리 방안
SBTi는 이번 연구를 통해 4월과는 다른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Scope 3 토의 보고서’와 같은 날 공개된 또 다른 보고서인 ‘기업 가치 사슬과 글로벌 기후 목표의 일치(Aligning Corporate Value Chains to Global Climate Goals)’는 탄소상쇄 크레딧과 더불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Scope 3 관리 및 감축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새로운 관리 방안, 비배출 기반 방법론
비배출 기반 방법론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설정할 때 배출량 이외의 지표를 사용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 접근법은 배출량 기반 지표 외에도 기업의 행동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배출량 감소 외에도 다양한 성과를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판매량 증가, 재생 에너지 사용 확대 등의 지표가 기후 관련 주요 목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원자재를 조달하거나, 물류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지표로 삼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표들은 단순히 배출량 감소를 넘어서 기업의 전반적인 환경 영향을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합니다.
비영리단체 카본마켓워치의 책임자 길레스 뒤프란(Gilles Dufrasne)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판매량의 비율’을 관리한다거나, 철강 제조업체가 ‘친환경 철강 보유율’을 관리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 톤(tCO2e)‘이라는 매우 거친 지표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절대량의 감축이 시급한 현 시점에 비해 너무 느긋한 접근이라는 비판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기업이 배출량 감소 이외에도 다양한 기후변화 완화 관련 노력을 평가하고, 스스로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분야에 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탄소 크레딧, 탄소중립에는 여전히 필수
탄소 상쇄는 기업의 Scope 3 배출량 감축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여전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IPCC 또한 탄소 포집 및 제거 등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기에 탄소 크레딧 사용을 부정할 수 없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보다 신뢰도가 검증된 탄소 크레딧을 찾아 활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더불어 SBTi의 새로운 제안과 같이 Scope 3를 위한 보다 다양한 지표를 만들어 성과를 관리하는 접근도 함께한다면 더 큰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미지 출처: Pixabay (Thumbnail),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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