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G 프로토콜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 이해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수준을 판단하는 핵심 기반입니다.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공시하는 과정에서, 국내 실무에서 가장 널리 참조되는 기준은 GHG Protocol Corporate Standards(이하 ‘GHG 프로토콜’)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이하 ‘배출권거래제 지침’)입니다.
GHG 프로토콜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온실가스 회계 및 보고 기준을 정립한 국제 이니셔티브로, 기업이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량을 일관성있게 공시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의 성격을 지닙니다. 특히 ISSB와 ESRS 등 주요 공시 체계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범용성이 높으며, 배출권거래제 지침 또한 GHG 프로토콜을 준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배출권거래제 지침은 탄소중립기본법 및 배출권거래법에 근거한 법적 규제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위해 정부가 배출 허용 총량을 설정하고 이를 시장 기능을 통해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따라서 본 지침은 명세서 제출, 인증 기준 및 절차 등 법적 이행을 위한 세부 사항을 규정하며, 한국의 산업 구조와 에너지 특성을 반영하여 설계되었습니다.
두 기준은 성격이 다르지만 실무에서는 명확히 분리되어 적용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제 대상이 아닌 기업도 공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출권거래제 지침의 산정 방식을 따르기도 합니다. 다만 지침을 참고하여 인벤토리를 구축하는 것과 법적 의무에 따라 정부에 배출량을 보고하는 것은 구별되는 행위입니다. 이번 블로그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개념인 시스템 경계 설정 방식을 중심으로 두 기준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스템 경계 설정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은 모회사가 통제권을 지니거나 지분을 보유한 사업활동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식별하고, 이를 일정한 범위 내에서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인벤토리의 포함 범위는 크게 조직경계와 운영경계의 결합으로 결정됩니다. 조직경계가 어떤 사업활동을 포함할 것인지 정하는 단계라면, 운영경계는 포함된 활동에서 어떤 유형의 배출을 산정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단계입니다.

[1] 기업의 조직 경계 및 운영 경계
① 조직 경계 설정
조직경계는 기업이 책임 범위로 포함할 사업활동의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GHG 프로토콜은 조직경계 설정을 위해 두 가지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지분할당 접근법은 기업이 경제적 이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비율에 따라 배출량을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법적 지분율과 일치하지만, 법적으로 보유한 지분율과 실제로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가 다른 경우에는 서류상의 소유 형태보다 경제적 실질이 더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이러한 실질 우선 원칙은 국제재무보고기준(IFRS)에서도 동일하게 강조됩니다.
통제 접근법은 기업이 사업활동을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을 기준으로 조직경계를 설정합니다. 이 접근법에서는 기업이 통제권을 가진 사업의 배출량은 지분율과 관계없이 100% 포함되며,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통제권이 없는 사업의 배출량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통제는 다음 두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l 재무 통제
기업이 사업의 재무 및 주요 의사결정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합니다. 이 권한은 반드시 과반 지분을 보유해야만 생기는 것은 아니며,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리와 관계 전반을 함께 고려해 판단합니다.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는 자회사는 일반적으로 재무 통제 하에 있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l 운영 통제
기업이 사업의 운영 방침과 관리 절차를 직접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직경계는 선택한 접근법에 따라 포함 범위가 달라지며, 경계 밖에 있는 배출원에 대해서는 책임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전제 하에 법적 규제는 실제로 배출을 관리하고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주체를 명확히 특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임 귀속과 검증 가능성을 고려하여 배출권거래제 지침은 운영 통제 기반의 조직경계 설정 방식을 채택합니다. 이에 따라 여러 할당대상업체가 에너지를 연계하여 사용하는 경우나 다른 법인이 조직경계 내에 상주하는 경우 등 운영통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에 대한 세부 적용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GHG 프로토콜은 조직경계 설정을 위한 다양한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원칙 중심 기준이며, 배출권거래제 지침은 법적 이행을 위해 특정 접근법을 채택한 규제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② 운영경계 설정
운영 경계는 기업이 설정한 조직 경계 내에 포함된 사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유형별로 구분하는 기준입니다. GHG 프로토콜은 배출을 직접 배출과 간접 배출로 구분하고 이를 Scope 1, Scope 2, Scope 3의 세 범주로 정의합니다.
[2] 가치사슬 전반의 Scope 및 배출 개요
l Scope 1 (직접 배출)
조직경계 내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합니다. 조직이 운영하는 설비에서의 연료 연소, 조직이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차량의 연료 사용, 그리고 화학 반응 등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이 이에 해당합니다.
l Scope 2 (에너지 간접 배출)
조직이 구매하여 사용하는 전기, 열(스팀), 냉방 등 에너지의 생산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합니다.
l Scope 3 (기타 간접 배출)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 범위를 넘어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 배출을 의미합니다. 구매한 원자재의 생산, 임직원의 출퇴근 및 출장, 제품의 사용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배출권거래제는 할당대상업체의 사업장 경계 내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규제와 거래의 대상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목적에 따라 배출권거래제 지침은 법적 책임 귀속과 검증이 가능한 Scope 1과 Scope 2를 중심으로 보고 범위를 설정하며,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Scope 3 배출은 의무 보고 대상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한편 GHG 프로토콜은 운영경계 설정에서 Scope 3 범주까지 포괄적으로 설명합니다. 다만 Scope 3 배출량을 모든 활동에 대해 일률적으로 산정하도록 요구하기보다는 배출 기여도가 높은 핵심 활동을 중심으로 관리하여 인벤토리의 효율성을 높일 것을 권고하며, 기업이 사업 구조와 가치사슬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절차적 원칙을 제공합니다.
마무리
[3] GHG 프로토콜과 배출권거래제 지침
지금까지 GHG 프로토콜과 배출권거래제 지침의 주요 차이점과 경계 설정 방식을 살펴보았습니다. 국내 배출권거래제 지침은 GHG 프로토콜의 핵심 원칙을 충실히 반영하여 설계되었기에, 이를 토대로 구축한 인벤토리는 기본적으로 국제적 기준과 높은 개념적 정합성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최근 강화되는 글로벌 공시 환경은 기업에게 단순히 규제 준수를 넘어선 더 정교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KSSB나 CDP 등에서 요구하는 연결 기준 공시는 재무적 지배력에 따라 조직경계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운영 통제권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배출권거래제 지침과 산정 범위에서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 단일한 기준에만 의존하기보다, 공시 목적별 요구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산정 원칙과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엔츠는 온실가스 관리 솔루션 엔스코프와 기후 전문가의 컨설팅을 결합하여, 법적 규제 대응부터 공급망 공시 요구까지 다양한 목적에 최적화된 인벤토리 구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복잡해지는 공시 환경 속에서 인벤토리 구축 혹은 고도화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기업 온실가스 회계 및 보고 표준 개정판
[2] Technical Guidance for Calculating Scope 3 Emissions (version 1.0)
[3] A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