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SB, 공시기준 초안 의견조회 결과 공개
※ 이 글은 10월 8일 발행된 <엔츠레터> 18호에 실린 아티클입니다. 탄소중립 관련 소식과 인사이트를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엔츠레터를 구독해보세요!
지난 9월 23일,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이하 ‘위원회’)가 KSSB 공개초안에 대한 의견조회 결과를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이번 의견조회 결과는 연내 있을 최종 기준 확정 시 반영된다고 하니, 이를 통해 곧 시작될 국내 ESG 공시의무화의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들로부터 공시 항목에 대해 하나하나 의견을 받은 만큼, 이번 발표를 통해 기업의 ESG 정보를 대하는 투자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번 의견조회 결과의 배경과 핵심 내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1. 어떤 의견 조회가 있었던 건가요?
위원회는 2024년 4월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을 공개한 이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초안 내용에 대한 의견을 받았습니다.
의견 제출에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 대기업 111개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투자기관, 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 및 MSCI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 및 투자 관련 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했습니다.
2. 이해관계자 모두 초안에 대체로 동의
모든 항목에 대하여 전체 이해관계자가 70% 이상의 동의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KSSB는 기존 초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예상한 대로 기업은 전반적으로 공시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의견을 냈고, 투자자 및 시민단체 등 정보이용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나올 수 있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기업들이 공시하기를 원했습니다. 특히 응답한 모든 글로벌 투자자는 공개된 초안보다 강화된 수준의 KSSB 기준 제정을 촉구했다고 합니다.
3. 의견조회 결과 핵심내용 살펴보기
이번 발표에는 제1호와 제2호, 그리고 제101호의 모든 영역에 대한 의견조회 결과가 담겼지만, 그 중 특히 주목할 만한 3가지 주요 주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기후공시 우선 의무화
- 종합 - 응답자의 78%가 동의
- 기업 응답자의 경우 91%가 기후 우선 공시에 동의했으며, 기후 외 주제에 대해서는 선택적 공시도 허용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반면 투자자 및 학계 응답자는 기후 우선 공시에 약 70%가 동의했으나, 기후 외 주제에 대해서도 의무공시화해야한다는 측면의 비동의 의견이 존재했습니다. 시민단체, 평가기관 등은 기후 외의 지속가능 주제들도 공시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47%만이 기후 우선 의무화에 동의했습니다.
(2) 연결기준 보고
- 종합 - 응답자의 70%가 동의
- 기업 응답자는 49%만이 동의했습니다. 연결실체 기준 공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종속기업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준비기간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투자자의 경우 90%가 동의했으며, 특히 모든 글로벌 투자자는 연결실체로서의 공시가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3) Scope 3 공시
- Scope 3 공시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의 의견을 받았습니다. 공시 여부와 유예 기간에 대해서입니다.
- 공시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가 의무화에 동의했으며,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은 Scope 3 배출량이 투자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정보라는 강한 의견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 유예 기간의 경우, 응답자 중 61% 이상이 공시 의무화 이후 3년 이내가 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기업은 50%, 투자자는 62%, 학계는 75%의 응답자가 3년 이내가 적절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독자분들께서도 가장 궁금해하실 3가지 주제에 대해서만 결과를 살펴보았는데요. 이외에도, 위원회는 내부탄소가격제, 공시 위치, 단/중/장기의 기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공개했습니다. 전문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여기를 클릭해 의견조회 결과 보고서를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이번 의견조회 결과를 반영해 최종안을 연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전방위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받는 신중한 절차를 밟은 만큼, 글로벌 공시 의무화 추세에 뒤쳐지지 않으면서도 시장에 잘 자리잡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공시기준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