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pe 3 산정방법] 판매된 제품의 사용 · 폐기
이번 포스팅에서는 Scope 3의 11번째, 12번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판매된 제품의 사용과 폐기’ 단계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카테고리들에서는기업이 판매한 제품을 최종사용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Category 11)과 사용 완료 후 폐기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Category 12)을 산정하게 되는데요.
“이건 제품 탄소발자국을 산정하는 것과 유사한데?”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실제로 Scope 3는 기업 조직경계를 넘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배출량까지 측정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제품의 전 과정 탄소배출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요. 특히나 “기업이 판매한 제품의 가공, 사용, 폐기 과정 배출량”를 직접적으로 산정하는 카테고리 10, 11, 12는 그 관련성이 더욱 높습니다.
그럼, 실제 이 카테고리들의 배출량은 어떻게 산정할 수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카테고리 11, 판매된 제품의 사용
카테고리 11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판매한 제품이 어떤 유형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제품의 유형에 따라 산정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GHG 프로토콜은 카테고리 11을 산정할 경우 필수적으로 포함해야하는 제품을 ‘사용단계 직접 배출’ 제품으로 명명합니다. 이는 사용을 위해 필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품으로,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세분됩니다.
GHG 프로토콜은 필수 포함 제품 외에도, 지속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제품들도 선택적으로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의 예로는 의류(세탁 및 건조 과정에서 간접배출 발생), 식품(조리 및 냉장보관 과정에서 간접배출 발생) 등이 있습니다.
카테고리 11 배출량 산정방법
산정식을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지난 화부터 연속해서 다루고 있는 세 개의 Scope 3 카테고리 모두 ‘보고연도에 판매한 양’을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실제 가공 · 사용 · 폐기는 미래에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할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품이 판매된 연도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고기업의 제품 A가 2023년에 제조사에 판매되었고, 2024년에 제조사에서 가공된 후 최종사용자에게 전달되어, 2028년까지 사용되고 2029년에 폐기되었다고 가정한다면, 보고기업이 제품 A에 대해 산정한 Scope 3 카테고리 10, 11, 12의 배출량은 최초 판매된 2023년에 귀속되어야 합니다.
그럼 이를 전제로 산정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만약 판매한 제품에 대해 전 과정 탄소발자국을 이미 산정한 상황이라면 이를 활용해 간단히 카테고리 11의 배출량을 구할 수 있습니다. 탄소발자국 중 ‘사용’ 단계 배출량에 판매한 제품의 수량을 곱해준 값을 배출량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만약 전 과정 탄소발자국을 산정하지 않은 경우라면, 산정방법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품이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① 에너지를 소비하여 작동되는 제품
에너지 소비 제품의 경우, 제품의 예상되는 수명, 즉 제품이 폐기되기 전까지 예상되는 사용 횟수와 1회 사용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의 양을 자료로 수집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제품의 연구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이러한 정보를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대적으로 확보가 쉬운 데이터입니다만, 만약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유사 제품에 대한 연구 자료 또는 실측자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② 그 자체로 연료 또는 원료인 제품
이 경우, 제품 자체가 직접 배출계수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판매된 제품의 양에 배출계수와 매개변수를 적절히 곱해주면 간단히 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③ 사용하는 것만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제품
이 분류에 속하는 제품은 냉매, 소화기, 비료 등 사용자체만으로 온실가스의 배출이 발생하는 제품을 의미합니다. 산정식이 다른 제품들에 비해 복잡한데요. 먼저 제품의 수명기간 동안 배출 비율이란 제품이 내재하고 있는 온실가스를 모두 배출하는 것은 아닐 수 있으므로 사용되는 동안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곱해줍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GWP(지구온난화지수)를 직접 곱해준다는 점일텐데요. 다른 제품들의 경우 배출량을 계산할 때 이미 이산화탄소환산량(CO2e) 기준의 배출계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GWP를 곱해줄 필요가 없지만, 이 분류의 제품들은 자신이 실제 배출하는 각각의 온실가스의 양을 산정해야하므로 온실가스별 지구온난화지수를 곱해야 합니다.
수명이 긴 제품이 Scope 3 배출량도 높다?
이와 같은 산정방법을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구성이 높아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제품이 오히려 더 많은 Scope 3 배출량을 가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제품 수명’의 값이 무척 커지기 때문이지요. 이는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제품을 만드는 좋은 기업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위험을 야기하게 됩니다.
GHG 프로토콜에서도 이러한 정보 왜곡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래서 정보이용자에게 오해를 주지 않도록 수명주기에 따른 원단위 배출량, 제품의 에너지효율성 등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보조적인 정보를 함께 보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12, 판매된 제품의 폐기
이제 ‘판매된 제품’을 다루는 마지막 카테고리, Scope 3의 12번째 카테고리인 ‘판매된 제품의 폐기(End-of-Life Treatment of Sold Products)’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제품이 최종사용자의 사용 완료 후 폐기되는, 제품 생애주기의 마지막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산정합니다.
이 카테고리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상 제품이 이미 전 과정 탄소배출량을 산정한 제품이라면 그 중 ‘폐기’ 단계 배출량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판매한 제품의 수량에 폐기 단계 배출량을 곱해 간단히 산정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만약 해당 제품의 전 과정 배출량을 산정한 적이 없다면, 아래와 같은 산정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주의해야 할 점은, 이 카테고리는 보고기간에 판매된 제품이 나중에 수명을 다한 후 폐기될 때 얼만큼의 온실가스 발생시키는지를 산정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보고기간에 판매된 수량’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즉 실제 폐기가 될 미래시점에 귀속되는 것이 아닌, 판매가 이루어진 기간에 배출량을 귀속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카테고리 12의 산정방법
산정방법은 단순합니다. 기업이 판매한 제품이 폐기될 때의 처리방법 비율에 따라 판매수량을 배분하고, 각 처리방법별 배출계수를 곱해 계산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산정방법은 Scope 3의 5번째 카테고리인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기물(Waste Generated in Operations)’에서 사용하는 산정방법과 동일합니다. 다만 카테고리 5에서는 보고연도에 조직경계 내에서 직접 발생한 폐기물을 대상으로 한다면, 12에서는 보고연도에 판매한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비율의 경우, 기업 내부적으로 실제 사용자들의 폐기 현황을 조사한 자료가 있다면 가장 정확한 출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자료가 없다면 EU의 제품그룹별 폐기물 처리 시나리오, 미국 EPA 폐기물 생산·재활용·처리 통계, 환경부의 폐기물 처리현황 등의 2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배출계수는 국가 LCI 데이터베이스 또는 IPCC 가이드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IPCC 가이드라인에는 매립, 소각, 재활용 등 처리방법별, 일반쓰레기 · 플라스틱 · 지류 · 고무 · 유리 등 폐기물의 종류별로 배출계수를 간략히 제공하고 있어 유용합니다.
이렇게 오늘은 기업이 판매한 제품의 사용 단계와 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Scope 3 배출량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로써 Scope 3의 주요 카테고리 산정방법을 알아보는 포스팅 시리즈도 함께 끝이 났는데요. 어떠셨나요? 모호하게만 여겨지는 Scope 3 산정이 조금이나마 선명해지셨기를 바랍니다.
시리즈 목차
① 산업별 주요 카테고리는 무엇일까요?
② 산정방법의 종류와 선택
③ 구매한 제품·서비스 & 자본재
④ 판매된 제품의 가공
⑤ 판매된 제품의 사용 · 폐기
Scope 3는 기업의 조직경계 밖에서 일어나는 배출인 만큼,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배출량을 산정할 때에도 여러 합리적인 가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엔츠는 온실가스 관리 솔루션 엔스코프와 기후 전문가의 컨설팅을 기반으로 빠르고 정확한 Scope 3 산정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부분은 언제든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02-6956-1130 / info@aent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