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직접PPA 계약 건수는 2023년 13건에서 2024년 29건, 2025년 79건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1월부터 5월까지 단 5개월에 걸쳐 118건이 체결되었습니다. 3년 만에 직접PPA 연간 계약 건수가 두 자릿수 아래에서 세 자릿수로 올라서면서, 직접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이 선언 단계를 지나 실질적인 이행 단계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엔츠는 최근 전기사업법에 따른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이에 따라 탄소회계 플랫폼 엔스코프와 기후 전문가의 컨설팅에 이어, 이제 직접PPA라는 실제 온실가스 감축 수단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국내 직접PPA 시장과 규제가 어디까지 왔는지, 공급사업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직접PPA 시장 현황
(1) 성과와 한계
직접PPA는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조달 방식입니다. 2022년 한국RE100협의체가 글로벌 RE100 또는 K-RE100에 가입했거나 가입 예정인 기업들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직접PPA가 27.4%로 RE100 이행수단 중 선호도 1위를 차지했고, 장기 계약으로 전력 단가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혔습니다. 반면, 직접PPA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장애요인으로는 직접PPA 사업모델 및 수익구조가 36.6%, 직접PPA 거래비용이 21.3%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장애요인들은 여전히 직접PPA의 계약체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이 올해 발간한 ‘2026 재생에너지 기업조달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기업의 56.4%가 자발적 재생에너지 거래시장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높은 PPA 계약가격을 꼽았습니다. 2025년 태양광 PPA 계약 단가는 175~180원/kWh 구간이 44.9%, 180-185원/kWh 구간이 26.5%로 분포했으며, 기업들은 이를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공급 제약과 인허가 지연에서 비롯된 구조적 고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2) 정부의 지원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직접PPA 계약 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7월 15일 재생에너지 PPA 중개 플랫폼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PPA 중개 플랫폼은 발전사업자와 수요 기업 각각이 계약 희망 물량을 온라인에 등록하고 비공개로 협상하는 구조로, 시범사업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 RE100 수요기업들을 중심으로 총 43개 기업과 협회·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시범 운영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 및 편의성을 점검한 끝에, 지난 8월 27일 정식 출범하였으며, 당일에는 총 210MW 규모의 1호 협약 3건이 체결되기도 했습니다.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태양광 100MW 및 풍력 70MW(SK이터닉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풍력 약 31MW(육백산풍력발전 · 현대건설 · 현대차그룹), 태양광 9MW(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 전국태양광발전협회 · 현대건설)입니다.
한편, PPA 중개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하여 여러 형태의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PPA 참여를 희망하는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직접PPA 계량설비 설치 및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력망 이용요금 지원 기간을 대기업은 최대 5년,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7년까지 연장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중소·중견기업과 소규모 발전사업자도 계약 상대를 찾을 수 있도록 플랫폼 이용 확대와 참여 지원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PPA 중개 플랫폼이 대규모 물량을 다루는 기업만의 조달 수단으로 머물지 않게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2.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1) 전기사업법이 정한 지위와 등록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를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의미합니다. 전기사업법 제7조2에 따라 전기신사업 등록을 완료한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이하 ‘공급사업자’)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전기사업법 제16조의5). 이렇듯, 공급사업자의 중개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발전 전력이 전기사용자에게 공급되는 구조를 직접PPA라 합니다. 즉, 공급사업자는 발전사업자와는 전력공급계약을 맺고, 전기사용자와는 직접전력거래계약을 맺습니다(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서로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2) 공급사업자의 업무 범위
그러나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곧바로 직접PPA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 개시 예정일부터 최소 1개월 전에 전력거래소에 전력공급계약신고서와 직접전력거래계약신고서를 신고해야 합니다. 이 때, 필요한 서류로는 각 계약서 외에도 공급예정 발전기 목록, 수전설비용량 증빙자료 등이 있습니다.
이어서 전력거래시스템을 통해 공급사업자와 발전사업자 등록을 완료해야 하며, 전력신사업 비즈니스 플랫폼(der.kmos.kr)을 통해서는 각 계약 주체가 회원사로 등록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 9월 개시분 부터는 직접PPA 거래 개시 예정 5영업일까지 시스템 등록 신청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전력 거래가 시작된 후 전력량대금 정산도 공급사업자가 담당합니다. 즉, 직접PPA 계약 체결 이후 대부분의 행정 부담은 공급사업자가 책임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3.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하는 조건
직접PPA를 이용할 수 있는 전기사용자는 300kVA 이상 수전설비를 보유하거나 계약전력 300kW 이상인 일반용·산업용 고객입니다. 발전설비는 1MW 초과가 기본 요건이고, 1MW 이하 설비는 송전용·배전용 전기설비 없이 공급하는 경우에 한해(즉, On-site PPA인 경우에 한해) 2025년 7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허용되었습니다.
공급사업자가 발전사업자 및 전기사용자와 맺는 계약에는 연간 보장공급량, 계약기간, 전력량 단가가 포함되어야 하며 체결 후 전력거래소에 해당 내용을 신고합니다. 한편, 기업이 부담하는 전력 거래 비용에는 전력량 요금만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력량 요금에 망 이용요금, 거래수수료, 부가정산금, 전력손실반영금액 등이 함께 반영되고 손실률도 적용되기 때문에 거래 단가만 비교하여 계약의 유불리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4. 기업에게 주는 시사점
첫째, 무엇보다 직접PPA의 선택은 전기 사용량 또는 Scope 2 배출량 데이터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사업장별 전기 사용량과 시간대별 사용 패턴이 정리되어 있어야 연간 보장공급량의 설정이 가능합니다.
둘째, 직접PPA 실적은 다시 공시 데이터로 돌아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발급하는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는 RE100 이행과 온실가스 감축실적 인정에 활용되며, Scope 2 배출량 산정에서 시장기반(market-based) 방식을 적용할 때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직접PPA 지원 제도에는 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력망 이용요금과 설치비 지원은 계약 시점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지므로, 조달 계획을 목표 연도별 감축경로와 함께 놓고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며
지난 3년간 직접PPA 계약 건수가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각자 조건에 맞는 상대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PPA 중개 플랫폼과 비용 지원을 비롯한 혜택이 그 간극을 좁히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자원과 규모를 대상으로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에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직접PPA 계약 단가 만큼이나 자사의 전력 사용 데이터와 부지 여건 등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엔츠는 온실가스 관리 솔루션 엔스코프와 기후 전문가의 컨설팅을 결합하여, 배출량 산정부터 감축 목표 수립, 재생에너지 조달 실행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로서 더욱 적극적인 입장에서 직접PPA 계약 검토와 RE100 이행수단 설계도 도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Scope 2 배출량 감축 전략 도입이 필요하신 경우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