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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PPA, 도입 전에 알아두면 좋은 기본기

분류감축 기술 발행2026 / 07 / 14
재생에너지 PPA, 도입 전에 알아두면 좋은 기본기

SBTi 감축 목표 달성, RE100 이행, EU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까지, 기업에 대한 재생에너지 전환 요구가 강화되면서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Power Purchase Agreement)가 실질적인 대응 방안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ESG 공시 의무화와 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고, 정부 지원 제도가 확대되면서 PPA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다만 PPA는 한 번 맺으면 보통 20년 넘게 이어지는 장기계약인 만큼 도입 전에 검토해야 하는 사항이 많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재생에너지 PPA를 둘러싼 기본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재생에너지PPA란

PPA는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 또는 한전을 통해 전력을 직접 거래하는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 계약 기간 동안 정해진 가격과 물량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중 재생에너지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기업이 직접 구매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인증서만 구매하는 REC와 달리 전력 자체를 조달하는 방식이라 별도의 전기요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업이 PPA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탄소 감축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규제에 대하여 실질적인 감축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PPA와 자가발전 정도인데, 자가발전은 초기 설비 투자 부담이 큰 반면, PPA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계약기간은 제도상 최소 1년이지만, 발전소가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20년 이상으로 맺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3자 PPA와 직접 PPA

국내 PPA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제3자 PPA는 한국전력이 발전사업자와 기업 사이를 중개하는 방식이고, 직접 PPA는 전기신사업자(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로 등록한 민간 공급사업자가 그 역할을 수행합니다.

직접 PPA에서는 공급사업자가 발전소·기업 매칭부터 문제 발생 시 손해배상 우선 지급까지 책임집니다. 발전사업자나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아도 공급사업자의 보증과 신용으로 발전소 대출을 일으킬 수 있어, 재무 여건이 부족한 기업도 PPA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현재 국내 PPA 체결 용량의 약 98.7%가 직접 PPA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한국 PPA의 거래 규칙

PPA를 검토할 때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한국 제도 특유의 거래 규칙입니다. 우선 기업은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을 기업의 사용량 한도 안에서 전량 구매하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계약은 설비용량(kW)을 기준으로 체결되지만, 실제 거래와 정산은 발전량(kWh)을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연간보장공급량 조건에 따라 합의한 최소 거래량에 미달하면 손해배상이 발생할 수 있어, 계약 전에 기업의 전력 사용 패턴과 예상 발전량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여러 발전소와 여러 사업장간의 N:N 거래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초과발전과 부족전력

이러한 전량 구매 구조에서는 발전량과 사용량의 차이로 인해 발전소 발전량이 기업 사용량보다 많으면 초과발전, 적으면 부족전력이라는 개념이 발생합니다. 부족 전력은 모자란 전력량을 한전이 공급한 것으로 보고 기존 한전 요금으로 청구합니다. 반면, 초과발전분은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 SMP(계통한계가격)로 팔고 그에 대한 REC를 발급받는데, 발전사업자의 고정가격을 보장하기 위해 이 REC를 기업이 PPA 계약가격에서 SMP를 뺀 가격으로 사들이도록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실시간 정산의 경우). 태양광 발전이 정점에 이르는 정오에 점심시간이 겹쳐 전력 사용이 줄어드는 상황이 초과발전의 전형적인 예인데, 이런 시간대가 반복될수록 경제성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실시간 정산과 균등 정산

PPA 정산방식에는 실시간 정산과 균등정산으로 나뉘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력 및 REC 구매 구조가 달라집니다. 1시간 단위로 발전량과 사용량을 맞춰 보는 실시간 정산은 경제성이 좋은 반면, 발전량과 사용량의 시간대별 불일치가 클수록 초과발전·부족전력이 자주 발생해 관리 부담이 생깁니다. 월 발전량을 시간마다 똑같이 나눠 공급한 것으로 가정하는 균등 정산은 그만큼 구매할 수 있는 양이 많지만, 실제 발전 패턴과 괴리가 있어 정산 결과가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에 따라서 초과발전 및 부족전력의 판단 기준과 공급량 산정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계약 전에 각 방식 별로 정산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 구조와 경제성

PPA 비용은 계약 단가만으로 산정할 수 없습니다. 직접 PPA의 경우 계약 단가에 더해 송배전망 이용요금, 부가정산금, 거래수수료(0.12원/kWh), 전력산업기반기금(2.7%)이 붙고, 여기에 고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전력손실 비용까지 더해집니다. 전력손실 비용은 PPA로 전기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발생하는 비용으로, 부가비용의 하나로 한전 부족전력 요금 고지서에 함께 청구됩니다. 제3자 PPA라면 여기에 복지·특례 할인비용이 더 붙습니다. 실제 계약 단가 외에도 여러 부가비용이 가산되는 만큼, 실질적인 거래 비용은 계약 단가보다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경제성은 길게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PPA는 도입 초기에는 한전 요금보다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기요금이 오를수록 PPA의 고정 단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계약 후반부로 갈수록 비용 경쟁력이 생기는 만큼, 첫 해 단가가 아닌 계약기간(20년) 전체의 누적 비용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PPA로 실제 활용 가능한 발전원은 태양광과 육상풍력이 대부분이며, 장기적으로는 태양광도 초과발전 누적으로 공급 가능한 물량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볼 만한 요소입니다.

마무리

재생에너지 PPA는 RE100과 CBAM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유력한 선택지이지만, 20년 안팎을 함께 가는 장기계약인 만큼 계약 단가 너머의 부가비용과 초과발전, 정산 방식까지 두루 살펴야 하는 결정입니다. 여기에 제도 환경마저 빠르게 바뀌고 있어, 단순히 도입에 대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세부적으로 어떻게 조달할 지에 대한 선택이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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