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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공시 제도화 방안 확정: 주요 내용과 기업의 준비 포인트

분류공시 · KSSB 발행2026 / 07 / 13
ESG 공시 제도화 방안 확정: 주요 내용과 기업의 준비 포인트

7월 8일 확정된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에 따르면, 2028년(FY27)부터 기후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될 코스피 상장사는 107개사로, 지난 2월 로드맵 초안 기준(약 58개사)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1차 의무공시 기준이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에서 10조 원 이상으로 조정된 결과입니다. 공시 범위에 포함되는 주요 종속회사 184개사까지 더하면 첫해 공시 범위는 총 291개사에 이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확정안의 주요 내용과 기업의 준비 사항을 정리합니다.

※ 회사 수는 FY25 자산·매출액 기준 추정치로, 실제 공시 시점에는 달라질 수 있음.

 

무엇이 정해졌나: 대상·채널·일정

지난 3월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초안과 비교하면, 공시 대상이 확대되고 공시 채널이 사업보고서 법정공시로 전환되면서 공시 책임의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 정보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공시 전략을 ‘공시여건의 성숙을 기다리기보다 이끌어나가는 방향’으로 재설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시 의무화는 2028년(FY27)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되어 2029년(FY28) 5조 원 이상(157개사)으로 확대되고, 2028~2029년 공시 상황을 평가한 뒤 2030년(FY29) 2조 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공시는 재무제표와 마찬가지로 연결 기준으로 이루어지며, 공시 첫해에 한해 자산과 매출이 모두 연결 기준 10% 미만인 종속회사는 면제됩니다. 가치사슬 배출량을 다루는 Scope 3 공시는 기업별 의무공시 개시 시점부터 3년간 유예되어 10조 원 이상 기업 기준 2031년부터 시작되고, 제3자 인증은 공시제도 시행 2년 후인 2030년부터 의무화될 예정입니다. 공시기준은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2월 26일 의결·공표한 기준서 제1호·제2호를 따를 예정이며, 기후공시부터 먼저 의무화됩니다. 정부는 7월 중 공시 의무화와 인증제도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해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배출량 데이터: 취합 범위와 마감 일정의 변화

실무에서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입니다. 배출권거래제·목표관리제에 대응해 온 기업의 배출량 데이터는 대체로 국내 규제 대상 사업장을 중심으로 관리되어 왔지만, 사업보고서 공시는 연결 공시이므로 해외 사업장과 규제 대상이 아닌 종속회사까지 포함하도록 조직경계를 재점검하고 데이터를 취합해야 합니다.

일정도 달라집니다. 연결 범위에 새로 들어오는 조직들은 실무상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에 맞춰 4~6월경 검증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3월 말 사업보고서 제출에 맞춰 산정과 검증을 마쳐야 합니다. 연초 두세 달 안에 그룹 전체의 데이터를 마감하려면 월별·분기별 상시 집계 체계가 필요하며, 이를 수작업으로 지속하기는 어려운 만큼 데이터 수집과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면책의 구조: 한시적 면책과 근거 관리

사업보고서 기재사항에는 자본시장법상 공시 책임이 적용되어, 기후공시 정보에도 재무 정보에 준하는 근거 관리가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책임이 강해진 만큼 면책(Safe Harbor) 장치도 설계되었습니다. 도입 초기 3년간은 공시정보 전체에 한시적 면책이 적용되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행정제재·형사처벌이 면제됩니다. 고의적으로 환경 성과나 계획을 허위·과장하는 그린워싱은 예외로, 손해배상책임과 행정제재의 면책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초기 3년이 지난 뒤에는 미래에 관한 예측 정보, 가정에 기초해 계산할 수밖에 없는 추정 정보, 협력사나 해외 종속회사처럼 통제할 수 없는 제3자로부터 수집한 정보에 적용되는 제도적 면책이 유지됩니다. 확정안은 그 요건으로 가정과 판단의 근거가 밝혀져 있고, 합리적 근거 또는 가정에 기초해 성실하게 기재되었으며, 주의문구가 포함되어 있을 것 등을 예시로 제시했으며, 구체적인 요건은 자본시장법령 개정 과정에서 정해질 예정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외부 기관의 분석 도구로 물리적 리스크를 산출한 경우 어떤 도구와 시나리오·가정을 적용했는지 밝히고, 그 판단 근거를 문서로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가 실제와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 근거 없이 기재한 정보는 면책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요건이 초기 3년의 한시적 면책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더라도, 이후에 대비하려면 첫 공시부터 근거를 남기는 관행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3자 인증도 같은 맥락에서 대비할 수 있습니다. 1차 공시 대상 기업 기준으로 인증 없이 공시하는 2028년과 2029년 두 해는, 인증기관이 산정 과정을 들여다볼 것을 전제로 데이터 관리 시스템과 내부 프로세스를 갖출 수 있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에 원천 데이터에서 최종 수치까지 추적 가능한 체계와 산정 방법론의 문서화를 갖춰 두면 불필요한 재작업 없이 인증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사업보고서 공시와 함께 짚어볼 사항들

한편 사업보고서 공시와 함께 짚어볼 사항들도 있습니다. 이번 방안이 의무화하는 것은 사업보고서 공시이며, 기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발간 여부는 각 기업의 선택으로 남습니다. 자율공시에 대한 투자자 수요를 고려해,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닌 상장기업도 KSSB 기준은 물론 EU ESRS, GRI 등 여타 기준에 따라 거래소를 통해 자율공시할 수 있도록 체계 정비와 지원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여러 채널로 같은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 배출량 등 수치가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데이터 원천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항도 있습니다. KSSB 기준에 따른 공시 내용을 사업보고서의 어느 항목과 서식에 담을지는 법령과 공시서식 개정 과정에서 확정될 사안입니다. 재무 정보와의 구체적인 연계 방식도 실무적으로 확인할 부분입니다. 기후공시에서 계산한 예상 재무영향이 그대로 재무제표의 숫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반영 여부는 회계기준(K-IFRS)의 요건에 따라 판단합니다. 다만 기후 요인이 재무제표의 추정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소 규제로 특정 설비의 조기 가동 중단이 예상된다면 그 설비의 가치 평가나 남은 사용 기간 추정이 달라질 수 있는데, 기후공시에서는 조기 중단을 가정하면서 재무제표에서는 원래대로 오래 쓰는 것으로 처리한다면 한 보고서 안에서 앞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 KSSB 기준서도 공시와 재무제표가 가능한 범위에서 같은 데이터와 가정을 쓰도록 요구하므로, 두 정보가 어긋나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식은 재무제표 연계를 세부주제로 다루는 파일럿테스트 결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활용할 수 있는 정부 지원과 준비의 출발선

이러한 준비를 기업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전자, 금융, 화학 등 7개 산업군 대표기업이 참여하는 파일럿테스트는 KSSB 기준 적용 과정의 쟁점과 공시보고서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Scope 3 산정을 위한 업종별 가이드라인은 2028년까지 15대 업종에 대해 개발될 예정입니다. 사업장의 물리적·전환 리스크를 분석해 주는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도 2028년 공개가 예정되어 있으며, 향후 공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결자산 2~5조 원 기업에 대한 컨설팅이 2029년까지 지원될 예정입니다.

정리하면 준비의 큰 줄기는 네 가지입니다. ① 연결 기준에 맞춰 조직경계와 데이터 보유 현황을 점검하고, ② 3월 말까지 그룹 전체의 데이터 마감 일정을 세우고, ③ 산정 방법과 가정·출처·승인 이력을 문서로 남기고, ④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을 갖춰 데이터 추적성과 인증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공시 의무는 단계적으로 확대되지만, 준비 시점까지 순차적인 것은 아닙니다. 1차 대상 기업의 첫 공시는 2028년 3월이지만, 공시 대상 데이터는 2027년 사업연도부터 축적해야 하며, 의무공시 대상이 아닌 기업도 연결 범위에 포함된 종속회사로서 먼저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무공시 준비는 가능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사전 준비의 수준이 향후 공시 정보의 완전성과 신뢰성뿐 아니라, 외부 인증 대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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