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부터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2026~2030년)이 시작되면서 기업의 배출권 비용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은 2030년까지 50%로 단계적으로 상향되고, 발전 외 부문도 15%로 높아졌습니다. 배출허용총량 역시 3차 계획기간 대비 약 16.8% 줄어들어, 할당받은 배출권만으로 의무를 이행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상쇄제도’입니다. 그리고 상쇄제도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 오늘 살펴볼 외부사업 인증실적, KOC(Korean Offset Credit)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KOC가 무엇인지, 어떻게 발급받고 활용할 수 있는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외부사업이란 무엇인가요?
외부사업이란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업체의 조직경계 ’밖’에 있는 배출시설이나 배출활동에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흡수·제거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 제29조(상쇄)와 제30조(외부사업 온실가스 감축량의 인증)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할당대상업체가 아닌 사업자도 외부사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외부’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할당대상업체가 자사 사업장 안에서 수행한 감축 활동은 배출량 감소로 명세서에 그대로 반영되어 배출권 제출 부담을 줄여줍니다. 반면 조직경계 밖에서 이루어진 감축, 예를 들어 할당대상이 아닌 중소 사업장의 연료 전환을 지원하거나 해외에서 감축사업을 수행한 경우에는 자사 배출량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그 감축분을 별도로 인증받아야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 인증 절차를 거쳐 발급되는 것이 KOC입니다.
외부사업의 유형은 다양합니다. 보일러 효율 개선이나 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폐가스 회수·처리, 축산분뇨 처리 같은 국내 사업부터, 개발도상국에서 수행하는 해외 감축사업까지 승인된 방법론이 있는 분야라면 폭넓게 추진할 수 있습니다.
KOC는 어떻게 발급받나요?
KOC 발급은 크게 ’사업 승인’과 ’실적 인증’의 두 단계로 나뉩니다. 전체 절차를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승인된 방법론 확인. 외부사업은 정부가 승인한 방법론에 따라 수행되어야 합니다. 추진하려는 사업 유형에 적용 가능한 방법론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없다면 신규 방법론 승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② 사업계획서 작성과 외부사업 승인. 방법론에 따라 베이스라인 설정, 감축량 산정 방식, 모니터링 계획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타당성 평가를 거쳐 사업 승인을 받습니다. 모니터링 계획은 이후 인증 단계에서 그대로 검증 기준이 되므로, 처음부터 실제 수집 가능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모니터링과 제3자 검증. 사업 승인 후 모니터링 계획에 따라 감축 실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검증기관의 검증을 받습니다. 활동자료의 출처와 산정 근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이 단계에서 감축량이 깎이거나 인증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④ 인증위원회 심의와 KOC 발급.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인증위원회 심의를 거쳐 온실가스 감축량이 인증되면, 그 실적이 KOC로 발급되어 등록부에 등재됩니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기한이 있습니다. 4차 계획기간 기준으로 외부사업 감축량은 발생연도로부터 3년 이내에 인증을 신청해야 합니다. 어렵게 수행한 감축사업이라도 인증 신청 시점을 놓치면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므로, 사업 수행과 인증 신청 일정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KOC·KCU·KAU, 무엇이 다른가요?
배출권거래제에는 이름이 비슷한 세 가지 단위가 등장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혼동되는 개념이라 먼저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KAU (할당배출권, Korean Allowance Unit): 정부가 할당대상업체에 할당하는 배출권으로, 배출권 제출 의무 이행에 사용됩니다.
• KOC (외부사업 인증실적, Korean Offset Credit): 외부사업 감축량을 인증받아 발급되는 실적입니다. 그 자체로는 제출할 수 없습니다.
• KCU (상쇄배출권, Korean Credit Unit): KOC를 전환해 만든 배출권으로, 배출권 제출 의무 이행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KOC 자체로는 배출권 제출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KOC를 보유한 기업이 이를 의무 이행에 사용하려면 상쇄배출권(KCU)으로 전환 신청을 해야 하며, 4차 계획기간 기준으로 인증일로부터 5년 이내에 전환을 신청해야 합니다.
전환에는 한도도 있습니다. 상쇄배출권은 각 이행연도에 제출하는 배출권의 5%까지만 인정됩니다. 즉 KCU만으로 의무를 모두 이행할 수는 없고, 할당배출권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한편 KCU는 할당배출권과 함께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에서 거래되며, KOC 역시 당사자 간 거래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어 직접 외부사업을 수행하지 않은 기업도 시장에서 구매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이 인정되나요?
4차 계획기간을 앞두고 외부사업의 승인 기준이 한층 강화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2025년 10월 개정·공포된 배출권거래법(2026년 4월 시행)에 따라, 외부사업은 파리협정 국내 발효일인 2016년 12월 3일 이후에 시작된 사업에 한해 승인됩니다(기존에 승인된 사업은 계속 인정). 법적 의무에 따라 수행하는 사업은 감축의 추가성이 없다고 보아 인정되지 않습니다.
해외 외부사업의 요건은 더 구체화되었습니다. 해외 사업은 2030 NDC 국제감축 실적(3,750만 톤)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으로 한정해 정부가 승인하도록 했는데, 이는 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국제감축 체계와 국내 상쇄제도를 연계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사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사업 사업자도 주무관청의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파리협정 제6조와 국제감축 체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 ’파리협정 제6조와 CDM,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요?’를 참고해 주세요.
기업은 KOC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KOC는 입장에 따라 두 가지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수요자 관점입니다. 배출권이 부족한 할당대상업체는 KAU만 구매하는 대신, 시장 상황에 따라 KOC·KCU를 함께 확보해 제출 한도(5%) 내에서 활용함으로써 배출권 조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습니다. KOC·KCU의 가격은 시기별로 KAU보다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 동향을 살펴 유리한 시점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유상할당 확대로 배출권 조달 비용이 커지는 4차 계획기간에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관리의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공급자 관점입니다. 외부사업을 직접 수행하면 자사의 감축 투자를 KOC라는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룹 내 비할당 사업장이나 협력사의 감축 잠재량을 발굴해 외부사업으로 추진하면, 공급망 감축(Scope 3 대응)과 배출권 확보를 동시에 노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유의할 점도 있습니다. 외부사업은 방법론 확인부터 사업 승인, 모니터링, 검증, 인증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인증 신청 기한(감축량 발생연도로부터 3년)과 KCU 전환 기한(인증일로부터 5년)이 정해져 있는 만큼, 배출권 수급 계획과 연계한 일정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강화된 승인 기준에 따라 사업의 추가성과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지 않고 착수하면 기대한 실적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외부사업과 KOC의 개념과 발급 절차, 그리고 활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KOC는 기업의 감축 노력을 ‘배출권’이라는 자산으로 바꾸어 주는 통로입니다. 특히 배출권 가격 부담이 커지는 4차 계획기간에는 ’우리 회사가 얼마나 배출하는가’만큼 ’우리 회사의 감축 실적을 어떻게 자산화할 것인가’도 중요한 질문이 될 것입니다. 다만 KOC는 방법론 검토부터 사업 승인, 모니터링, 검증·인증, KCU 전환까지 다년간의 긴 관리가 수반되는 제도입니다.
엔츠는 탄소회계 솔루션 엔스코프(Aentscope)와 전문 컨설팅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활동자료 관리, 제3자 검증 대응까지 기업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도와드릴 수 있으니, 외부사업 추진이나 배출권거래제 대응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