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2026년 9월 20일 발표한 2025년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총배출량 기준 6억 8,571만톤입니다. 전년보다 610만톤, 0.9% 줄어든 수치입니다. 그런데 같은 해 순배출량은 6억 5,470만톤으로 전년 대비 310만톤, 0.5% 늘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두 수치가 갈린 이유와 부문별 증감의 배경, 그리고 국가 감축목표가 순배출량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이 기업의 배출 관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리했습니다.
1. 배출량 변화 원인
(1) 산림·토지 흡수량 감소
온실가스 배출량은 크게 총배출량과 순배출량 두 가지 개념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총배출량은 전력, 산업, 건물, 수송, 폐기물, 농축수산, 냉매, 탈루 등 배출이 일어나는 부문의 값을 모두 더한 것입니다. 순배출량은 여기에서 산림·토지 분야의 흡수량을 뺀 값입니다. 단, 산림·토지 분야에서는 흡수와 배출이 함께 일어납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한편, 산불이나 벌채가 있으면 그만큼 배출도 발생합니다.
2025년을 기준으로, 총배출량 6억 8,571만톤에서 흡수량 3,103만톤을 뺀 6억 5,470만톤이 순배출량입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순배출량을 기준으로 하여 수립됩니다.
2025년 흡수량 3,103만톤은 전년 대비 22.8% 감소한 수치입니다. 2025년 3월 경북 산불 피해로 바이오매스 연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830만톤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산불 배출량은 해당 연도에 전량 보고되는 반면, 산불이 흡수량에 미치는 영향은 재조림 등 산림 면적 변화를 고려해 추후 반영됩니다.
전년 대비 흡수량 감소분 920만톤 가운데 830만톤이 산불에서 나왔습니다. 산불 피해면적은 전년 132헥타르에서 105,099헥타르로 늘었습니다. 산불로 늘어난 배출량 830만톤은 이번 순배출량 증가분 310만톤보다 큰 수치입니다.
(2) 부문별 변화 원인
배출량이 줄어든 부문은 산업 2억 4,293만톤(2.1% 감소), 수송 9,459만톤(2.9% 감소), 농축수산 2,525만톤(3.1% 감소), 폐기물 1,805만톤(1.8% 감소)입니다. 반면 전력 2억 2,043만톤(0.2% 증가), 건물 4,500만톤(3.3% 증가), 냉매 3,628만톤(3.9% 증가)은 배출량이 늘었습니다.
산업 부문 안에서는 다배출 업종이 고르게 줄었습니다. 철강 9,490만톤(1.9% 감소)은 건설경기 침체와 수출 여건 악화로 조강 생산량이 2.2% 줄었고, 석유화학 5,410만톤(2.2% 감소)은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납사와 LPG 등 원료용 석유제품 소비가 감소했습니다. 시멘트를 포함한 비금속광물 3,840만톤(2.2% 감소)은 건설경기 침체가 심해지며 클링커 생산량이 1.7% 줄었습니다. 반면 정유 2,080만톤(0.6% 증가)은 정제가스 연료 사용이 늘었고, 반도체·디스플레이 280만톤(1.3% 증가)은 생산지수가 160.1에서 180.7로 올랐는데도 공정 저감효율 개선으로 증가폭이 억제됐습니다.
배출량이 늘어난 부문의 사정은 제각각입니다. 전력은 총발전량이 595.6TWh로 전년과 같았지만 원전 정비·정지일수가 2,096.1일에서 2,239.6일로 늘어 석탄발전이 2.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8.5% 늘었고 설비용량도 33.3GW에서 37.1GW로 커졌습니다. 건물은 평균기온이 14.5도에서 13.7도로 내려가며 난방도일이 10.8% 증가해 난방용 도시가스 소비가 늘었고, 냉매는 콜드체인 산업 성장과 오존층파괴물질 규제에 따른 HFCs 대체 수요로 3.9% 증가했습니다.
감소가 나타난 부문의 상당수는 감축 설비나 연료 전환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도 배출량 증가가 1.3%에 그친 반도체 업종에서 원단위로 보면 오히려 개선됐습니다.
2. 감축목표는 순배출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2025년 순배출량은 기준연도인 2018년 대비 8,400만톤, 11.4% 감소한 수준입니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1억 4,900만톤을 추가로 줄여야 하고,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려면 2031년부터 2035년까지 약 1억 2,700만톤에서 1억 8,200만톤을 더 줄여야 합니다. 이는 2018년 대비 53%에서 61% 감축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기준연도와 목표연도 모두 순배출량 기준이고 국제감축 부문은 제외한 필요량입니다.
2026년 9월에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으로 2040년과 2045년 감축목표가 상·하한을 포함한 범위형으로 법제화되었습니다. 2040년은 하한 69% 이상, 2045년은 하한 84% 이상입니다. 정부는 발전과 산업 부문의 감축 유인을 강화하기 위해 배출허용 총량을 줄이고 유상할당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했습니다. 그 결과 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평균 1만원 수준에서 2026년 8월 20일 기준 3만원대까지 올랐습니다.
3. 시사점
첫째, 산업 부문이 보여주는 배출량 감소는 감축 노력으로 인한 효과보다는 생산량 감소에서 비롯된 부분이 큽니다. 이는 생산량이 회복되면 배출량은 얼마든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는 자사의 총배출량이 아니라 원단위를 기준으로 배출 실적을 확인해야 지속적인 감축 성과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둘째, 전력 부문의 배출 구조가 바뀌고 있습니다. 2018년과 비교하면 무탄소 발전 비중은 29%에서 40.8%로 올랐고 석탄 비중은 41.9%에서 28.7%로 감소하여, 전력 부문 배출량은 2018년 대비 21.5%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이 동일한 전력량을 사용하더라도 지역기반 Scope 2 배출량은 시간에 따라 감소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국가 평균 배출계수가 낮아진 결과이므로, 자사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직접PPA나 재생에너지 사용확인서처럼 시장기반 방식으로 증빙할 수 있는 조달 수단이 필요합니다.
마치며
2025년 배출량은 610만톤 줄었는데, 산림·토지 흡수량은 그보다 많은 920만톤 줄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순배출량이 늘어난 이유입니다. 2030년과 2035년 감축목표도 순배출량으로 정해져 있어서, 줄어든 흡수량 920만톤은 배출 부문에서 대신 줄여야 합니다. 정부는 이렇게 추가로 필요해진 감축량을 배출권 할당량과 부문별 감축목표로 기업에 배분하게 될 텐데요. 국가 배출량이 줄었다고 해서 기업의 부담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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