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에서는 6월 11일 최종 발표된 SBTi 기업 넷제로 표준(Corporate Net-Zero Standard) Version 2.0의 주요 내용과 기존 버전(V1.3.1)과의 차이점을 살펴보았습니다. 핵심은 ’더 유연해진 목표 설정, 더 엄격해진 이행 관리’였는데요. 기업 카테고리 도입, 최신 데이터 기반의 목표 기준연도, Scope 1·2·3 목표 옵션의 다양화, 전환계획 의무화, 그리고 지속적 배출 책임(OER)까지 표준의 구조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무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두 가지, ’V2.0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와 ’우리 회사 상황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V2.0은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전환 일정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6년 6월 11일: V2.0 최종 발표
• 2027년 1분기: SBTi Services 검증 포털에서 V2.0 기준 목표 제출·검증 개시 예정
• 2028년 1월 31일까지: V1.3.1과 V2.0 중 선택하여 목표 제출이 가능한 병행 기간
• 2028년 2월 1일부터: 모든 신규 목표 제출에 V2.0 의무 적용
• 2028년부터: 2030년 목표 보유 기업은 차기 목표 주기(2030-2035년)를 V2.0 기준으로 설정 시작
• 2035년부터: 지속적 배출 책임(OER) 의무화 계획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이미 승인받은 기존 목표는 목표 기간이 끝날 때까지 유효합니다. V2.0 발표로 기존 목표가 무효화되거나 재검증을 요구받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SBTi는 2026-2027년에 목표를 신규 수립·갱신하는 기업에게 오히려 V1.3.1 기준의 조속한 제출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Scope 1·2 통합 목표 등 현행 기준의 유연성을 활용하면서도, 전환 조치(transitional arrangements)를 통해 V2.0에 도입된 개선 사항 상당수(최신 데이터 기반 목표 설정, 기업 카테고리, 목표 이행 접근법, 진행 평가, OER 등)를 함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V2.0이 나왔으니 기다렸다가 V2.0으로 해야지’라고 판단할 이유는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 상황인가요? 유형별 대응 현황
유형 1: 아직 SBTi 목표가 없고, 신규 수립을 검토 중인 기업
지금 준비를 시작한다면 V1.3.1과 V2.0 중 선택할 수 있는 병행 기간(2028년 1월까지)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인벤토리와 감축 계획이 갖춰진 기업이라면 굳이 제출을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목표 수립 준비에 통상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검토를 시작하는 기업은 사실상 V2.0 체제에서 검증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처음부터 V2.0 요구사항, 즉 Scope 1과 Scope 2의 분리 목표, 기준연도 데이터 보증, 전환계획 수립을 전제로 준비하는 것이 이중 작업을 피하는 길입니다.
유형 2: 이미 SBTi 목표를 승인받은 기업
기존 목표는 목표 기간 종료까지 유효하므로 당장 해야 할 일은 목표 이행과 연간 실적 관리입니다. 다만 목표 주기가 끝나면 차기 목표는 V2.0 기준으로 설정해야 하므로, 남은 기간을 ’V2.0 전환 준비 기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전환 조치를 통해 V2.0의 개선 사항을 미리 활용할 수 있으므로, 연간 보고 체계나 전환계획 문서화처럼 V2.0에서 의무화되는 요소들을 지금부터 순차적으로 갖춰나가면 차기 주기 진입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유형 3: 2030년 목표를 보유한 기업
가장 시간표가 촉박한 유형입니다. SBTi는 2030년 목표를 수립한 기업이 이행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2028년부터 차기 목표 주기(2030-2035년)의 목표를 V2.0에 따라 설정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2028년에 V2.0 기준의 목표를 제출하려면 그 전에 기준연도 데이터 보증, 전환계획, Scope별 목표 설계가 완료되어 있어야 합니다. 역산하면 2027년에는 데이터 체계 정비와 목표 옵션 검토가 진행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므로, 준비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공통 준비사항: 다섯 가지 체크포인트
기업 유형과 무관하게 V2.0 체제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준비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자사의 카테고리와 목표 주기 확인
우리 회사가 카테고리 A와 B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기존 목표가 있다면 목표 주기가 언제 끝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모든 준비의 출발점입니다.
② 검증 가능한 배출량 데이터 체계
V2.0에서 카테고리 A 기업은 목표 기준연도 데이터에 대한 제한적 보증(limited assurance)이 의무입니다. 최신 데이터를 기준연도로 사용하는 만큼, 매년 검증 가능한 품질의 Scope 1·2·3 인벤토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 수립의 전제 조건이 됩니다. 활동자료의 출처 관리, 배출계수 적용 근거, 산정 방법의 일관성 등 제3자 보증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체계를 지금부터 갖춰야 합니다.
③ 전환계획 문서화와 거버넌스 정비
목표 이행을 위한 주요 조치, 투자 계획, 의존성(전력망 탈탄소화 속도, 공급업체 협조 등)을 담은 전환계획이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사회 승인과 감독 체계 등 거버넌스 정비도 함께 필요합니다. KSSB 등 지속가능성 공시에서 요구하는 기후 전환계획과 연계해 준비하면 중복 작업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④ Scope 3 전략 재설계
커버리지 비율(67%/90%)을 맞추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우리 가치사슬에서 어떤 배출원이 중요하고 어디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목표 경계와 방식(포괄적 배출량 감축, 공급업체·고객 연계, 카테고리·활동별 목표)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카테고리별 배출량 산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주요 공급업체의 데이터 확보 체계를 마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⑤ 연간 보고·모니터링 체계
V2.0은 목표 승인 이후의 진행 상황 보고와 주기 종료 평가를 제도화했습니다. 목표 대비 실적을 상시 추적하고, 격차와 장애 요인을 설명할 수 있는 내부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합니다. 목표 연도의 배출량이 높을수록 다음 주기에 더 가파른 감축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행 관리는 차기 목표의 난이도와 직결됩니다.
맺음말
SBTi 기업 넷제로 표준 2.0은 목표 설정의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데이터 신뢰성과 이행 책임에 대한 요구를 크게 강화했습니다. 결국 이번 개정에 대응하는 핵심 역량은 ’검증 가능한 배출량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목표 대비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보고할 수 있는 체계’로 모아집니다. 그리고 이 체계는 SBTi만이 아니라 KSSB 공시, CDP 평가 등 앞으로의 기후 대응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엔츠는 탄소회계 솔루션 엔스코프(Aentscope)와 전문 컨설팅을 통해 Scope 1·2·3 배출량 산정과 데이터 출처 관리, 제3자 검증 대응, 감축 로드맵 수립과 이행 모니터링까지 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전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SBTi 목표 수립이나 V2.0 전환 대응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