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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Ti 기업 넷제로 표준 2.0, 무엇이 달라졌나요? — SBTi 2.0 대응 가이드 ①

분류인사이트 발행2026 / 07 / 29
SBTi 기업 넷제로 표준 2.0, 무엇이 달라졌나요? — SBTi 2.0 대응 가이드 ①

지난 6월 11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기업 넷제로 표준(Corporate Net-Zero Standard)의 개정판인 Version 2.0을 최종 발표했습니다. 2021년 첫 발간 이후 약 5년 만의 전면 개정으로, 두 차례의 공개 의견수렴과 파일럿 테스트, 기술위원회(Technical Council) 검토를 거쳐 확정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 11,000개 이상의 기업이 SBTi를 통해 감축목표를 설정했고, 국내에서도 SBTi 목표 수립·검증은 기후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개정은 이미 목표를 승인받은 기업은 물론, 목표 수립을 준비 중인 기업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리즈 첫 번째 순서로 V2.0의 주요 내용과 기존 버전(V1.3.1)과의 차이점을 살펴봅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글에서는 V2.0의 적용 일정과 기업 유형별 준비사항을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개정의 방향: ’목표 선언’에서 ’이행’으로
SBTi는 V2.0의 핵심 기조를 “야심(ambition)에서 실제 이행(implementation)으로”라고 설명합니다. 기존 표준이 ’과학에 부합하는 목표를 세웠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V2.0은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동원하고, 진행 상황을 어떻게 점검·공개하는가’까지 표준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다음 여섯 가지 개정 축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1. 시장별 차별화: 중소기업과 저소득 국가 기업을 위한 완화된 요구사항 도입
2. 기업 여건을 반영한 목표 설정: 자본 재고, 가치사슬, 섹터, 지역 등 기업별 특성에 맞는 목표 옵션 제공
3. 최선의 노력 기반의 투명한 이행: 주요 가정과 의존성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목표 추진
4. 모든 감축 수단의 동원: 직접 감축을 우선하되, 일정한 안전장치 하에 시장 기반 수단 활용 허용
5. 진행 상황의 지속 평가·공개: 연간 보고와 주기 종료 평가, 차기 목표 설정의 제도화
6. 지속적 배출 책임: 고품질 탄소 크레딧 등 기후 기여를 ’보완재’로 인정하는 자발적 프로그램 신설

V2.0의 주요 내용
1) 기업 카테고리 도입: 모든 기업에 같은 잣대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V2.0은 기업을 두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합니다. 카테고리 A는 모든 국가의 대기업이고, 카테고리 B는 매출 등 기준에 따른 소규모 기업과 저소득 국가의 중견기업입니다.

전환계획 공개, 기준연도 데이터 보증, Scope 3 목표 설정 등 부담이 큰 요구사항은 카테고리 A 기업에게만 의무이며, 카테고리 B 기업에게는 선택사항입니다. 기존에는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사실상 동일한 요구사항이 적용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참여 문턱을 낮추는 방향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다수 상장사와 수출 대기업은 카테고리 A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오히려 요구사항이 강화되는 쪽에 속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2) 거버넌스와 전환계획: 목표 수립이 곧 ’이행 약속’이 됩니다
V2.0에서 SBTi 목표 설정은 단순히 감축 목표 수치를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 등 기업 내 최고 거버넌스 수준의 승인과 감독, 탄소 전략과 사업 전략의 연계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이행 약속을 의미합니다.
특히 모든 기업은 목표 이행을 위한 주요 조치와 의존성을 담은 전환계획(transition plan) 을 수립해야 하며, 카테고리 A 기업은 목표 검증 시점에 이를 공시해야 합니다(필요시 최대 15개월 유예 가능). 기존 표준에서 전환계획은 모범 사례 수준의 권고였다면, V2.0에서는 표준의 필수 요소로 격상된 것입니다.

3) 기준연도: ’과거 기준연도’에서 ’최신 데이터’로
V1에서는 과거의 특정 연도를 기준연도(base year)로 삼아 그로부터의 감축률을 관리했습니다. V2.0은 목표를 설정하는 시점의 최신 데이터를 목표 기준연도로 활용하도록 바꾸었습니다. 넷제로 경로와의 정합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이와 함께 카테고리 A 기업은 목표 기준연도 데이터에 대해 최소한 제한적 보증(limited assurance) 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배출량 데이터의 신뢰성이 목표 수립의 전제 조건이 된 셈입니다.

4) Scope 1 목표: 세 가지 옵션이 생겼습니다
V2.0에서 Scope 1 단기 목표는 세 가지 방식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절대량 감축 목표: 목표 기준연도부터 넷제로 달성연도까지 직선형 감축 경로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배출 집약도 감축 목표: 철강, 시멘트, 화학 등 섹터별 감축 기회를 반영한 섹터 집약도 경로를 따르는 방식입니다.
자산 전환(asset transition) 목표: 설비 교체 주기가 긴 산업을 위한 방식으로, 신규 고배출 자산 투자 중단 및 기존 자산 운영 종료 일정 등 이정표와 탄소예산을 기반으로 전환계획을 수립합니다. 이 경우에도 목표 주기 동안의 감축량을 정량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세 방식 모두 늦어도 2050년을 넷제로 연도로 설정해야 하며, 배출 집약도 또는 자산 전환 방식을 선택한 경우 Scope 1 장기 목표 설정이 의무입니다.

5) Scope 2 목표: ’재생에너지’에서 ’저탄소 전력’으로
Scope 2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목표의 대상이 재생에너지에서 저탄소 전력(low-carbon electricity) 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입니다. 저탄소 전력에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 CCS(탄소포집·저장) 설비를 갖춘 발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전력 조달 요건도 구체화되었습니다. 전력을 소비하는 지역과 동일한 전력망(공급 가능 지역) 내에서 조달해야 하고, 계약 대상은 원칙적으로 가동 15년 이하의 발전소로 제한됩니다. 기존 계약은 계약 종료 시점까지 경과조치(grandfathering)가 적용되어 새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연간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 매칭(hourly matching)이 제시되었습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은 시간 단위로 매칭된 전력 소비 비율을 보고해야 하며, 높은 수준의 시간별 매칭을 달성한 기업은 SBTi의 별도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6) Scope 3 목표: 커버리지 비율에서 ’중요 배출원 중심’으로
V1.3.1에서 Scope 3는 전체 배출량의 40% 이상이면 단기 목표가 의무였고, 단기 목표는 Scope 3 배출량의 67% 이상, 장기 목표는 90% 이상을 포괄해야 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커버리지 요건을 맞추기 위해 데이터 확보가 어려운 카테고리까지 목표 경계에 포함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V2.0은 접근을 바꿔, 가치사슬에서 가장 중요한 배출원과 기업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Scope 3 목표는 카테고리 A 기업에게만 의무이며,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다음과 같은 배출원은 단기 목표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 총 Scope 3 배출량의 5% 미만인 개별 카테고리
• Scope 1·2 목표의 에너지 감축으로 함께 완화되는 카테고리 3(연료 및 에너지 관련 활동) 배출량
• 리스 자산 운영, 판매 제품의 가공 등 실질적인 운영 통제권이 없는 활동

목표 설정 방식도 세 가지 옵션으로 다양화되었습니다. 목표 경계 내 배출량을 넷제로 연도까지 선형 감축해 잔여 배출량을 10% 이하로 줄이는 포괄적 배출량 감축 목표, 과학기반 목표를 설정·이행하는 1차 공급업체·고객의 비율을 확대하는 공급업체·고객 연계 목표, 그리고 특정 카테고리나 고배출 활동에 집중하는 카테고리·활동별 목표입니다.

7) 이행 우선순위 체계와 시장 기반 수단
V2.0은 목표 이행 수단에 대한 우선순위 체계(implementation hierarchy)를 새로 도입했습니다. 자사 운영과 가치사슬 내에서 배출원 자체를 줄이는 직접 활동이 최우선이고, 전력망·원자재 공급권역·물류 네트워크 등 공유 시스템 내 활동(activity pools), 그리고 활용 가능한 수단이 제한적일 때의 섹터 수준 행동이 뒤를 따릅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속성 인증서나 원자재 인증서 같은 시장 기반 수단을 질량 균형(mass balance), 장부 기반 청구(book-and-claim) 등 다양한 관리 연속성(chain-of-custody) 모델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추가성 등 최소 무결성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물리적 인벤토리 내에서 실제 감축이 일어난 경우와 시스템 수준의 탈탄소화에 기여한 경우(system contribution claims)는 구분해서 주장(claim)해야 합니다.

8) 진행 평가와 지속적 배출 책임(OER)
V2.0에서 기업은 진행 상황과 이행 장벽, 해소 방안을 연간 보고하고, 목표 주기가 끝나기 전 또는 종료 시점에 주기 종료 평가를 거쳐 차기 목표를 새로 설정해야 합니다. 목표 연도의 배출량이 높을수록 다음 주기에는 더 가파른 감축이 요구되며, 차기 목표 설정에 적용되는 최소 진행 기준(minimum progress criteria)은 SBTi 보증 매뉴얼에 별도로 규정될 예정입니다.
또한 지속적 배출 책임(Ongoing Emissions Responsibility, OER) 이라는 개념이 새로 도입되었습니다. 감축목표 이행 기간에 계속 배출되는 배출량에 대해 고품질 탄소 크레딧, 사전적 감축 지원, 저탄소 연구개발, 기후 적응 지원 등으로 책임을 지는 기업에게 자발적 인정(voluntary recognition)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목표 수준은 현재 배출량의 1%에서 100%까지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후 기여가 자체 감축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완하는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SBTi는 2035년부터 OER을 의무화하고, 넷제로 달성 시점의 잔여 배출량 중화(neutralization) 요구사항을 포함할 계획입니다.

전반적으로 ’더 유연해진 목표 설정, 더 엄격해진 이행 관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는 단계에서는 기업의 산업 특성과 데이터 여건을 반영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었지만, 목표를 세운 이후에는 거버넌스, 데이터 보증, 연간 보고, 주기 종료 평가 등 관리 책임이 한층 무거워졌습니다.

맺음말
이번 글에서는 SBTi 기업 넷제로 표준 2.0의 주요 내용과 V1.3.1과의 차이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V2.0은 언제부터 적용되고, 이미 목표를 승인받은 기업과 신규 수립을 준비하는 기업은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다음 글 ’SBTi 2.0 대응 가이드 ②’에서 전환 일정과 기업 유형별 준비사항을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엔츠는 탄소회계 솔루션 엔스코프(Aentscope)와 전문 컨설팅을 통해 Scope 1·2·3 배출량 산정부터 감축목표 수립, 검증 대응까지 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전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SBTi 대응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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